SlayerS_Boxer

정말 미쳤었다.

너 임요환하고 결혼할꺼냐! 라며 부모님에게 수많은 질타를 받았던 학창시절...

나만큼 미쳐봐가 나오자마자 보고싶어서 수소문하면서

자전거타고 동네 모든 서점을 들렀던 기억...

나오면 꼭 연락주라고 누나폰번호 까지 남겼던 기억...

언제부터였을까....?

SO1스타리그 오영종에게 2:3으로 졌을때 부터였을까

공군을 갔을때부터였을까

스타리그가 없어졌을때 부터였을까

불같이 타올랐다 빠르게 식어버리는 냄비근성?

아니다. 그러기엔 열렬히 좋아했던 기간이 너무 길다.

내가 괴로웠던것같다.

너무 좋아하기에 그만큼 실망이 컸다.

임까들과 싸우는게 괴롭다.

 기대하고 실망했을때의 상처가 너무 아프다.

더 지니어스에 출연했다.

그러나 임요환에게서 다시 느끼고싶었던 그 카타르시스와 추억과 기대는

이미 홍진호에게서 맛본..아니 그 이상으로 제대로 취한 상태라 

준결승전 데스매치 전까지 보여준 그의 모습은

실망하기에 충분했다. 아니 실망하지않았다. 실망도 기대가있어야하는거고 감정이 있어야하는거니까.

....

준결승 데스매치.

왜 감정이 돌아왔을까. 그에게 미쳤었던 기억과 감정이 왜 다시 기억났을까.

사실 그렇게 멋있지도 극적이지도않았다. 심지어 시즌1에 비해 bgm과 편집도 극적이지않았다.

그러나 그 눈빛

그 눈빛이다. 그 눈빛하나면 됬다.

준우승이라....

실망했던가? 아쉬웠지만 뭐 잠깐의 아쉬움 이 다였다.

내가 본것은

관심도없는 프로그램에서의 그릇된 우승자가 아닌

그릇되지않은 그의 눈빛. 뜨겁게 불타올랐던 그 눈빛이었기 때문이다.

여느 팬들과 다르게 난,

사랑하지않는다.

 존경하지않는다. 

그냥

어쩔수없이 응원하게되고

어떤 선택을해도 편이되고

뭘해도 주목하게 되는

이미 마음속에 굳어져 버린 화석이다.

추억이 내 마음속 한켠에 화석처럼 굳어졌다는 말이 생각난다.

더이상

미친듯이 열광하고 또 그만큼 실망하지않기에

그렇기에 진심으로

진심으로 그의 앞으로의 길을 응원할수 있을것 같다.

SlayerS Box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