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한 vs 구마적

크..브금 깔리는거 봐

생전의 김두한이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얘기에 따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들이 쭉 보는 앞에서 구마적을 때려 눕힌 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구마적 기운이 얼마나 셌나면 요새 자동차보다 두 배는 무거운 옛날 자동차 있죠? 그 차가 평크가 나면 왼손으로 차를 들고 담배 한 대 피우면서 부하한테 펑크 때우게 할 정도였어요. 손가락으로 잣을 으깨고 동전도 우그러뜨렸으니까요. 신마적은 구마적보다 더 힘이 센 강자지만 나이가 몇 살 어리기 때문에 협객 간의 의리로 구마적과 호형호제하며 지내던 사이입니다. 전 구마적과 신마적을 제압하지 않으면 종로 협객 사회에서 오야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중 앞에서 선배를 때릴 수는 없고 조선극장 뒤 넓은 터로 불러냈지요. 구마적은 성이 고씨로 저보다 7살 위였는데, 어느날 '고형 잠깐 봅시다'고 했더니 '왜 그래 임마' 하고 대뜸 뭐라 해요. 그래서 제가 '왜 욕합니까' 하니 '네까짓 게 나를 보고 말 게 뭐 있어' 하더군요. 그때가 극장이 파할 때쯤이니까 밤 10시 정도인데, '형님에게 충고하겠는데, 싸움이란 자기보다 세고 훌륭한 사람을 때려야지 아침밥도 못 먹는 아이들, 극장에서 거적떼기 깔고 자는 아이들을 때려 갈빗대나 부러뜨리고 그래서야 선배라 할 수 있겠소? 후배를 사랑하지 않는 선배는 존경할 수 없으니 내가 당신을 좀 때려야겠소. 극장 앞 사람이 많은 데서 형님이 맞으시면 곤란하니 갑시다' 하곤 조선극장 뒷터로 갔습니다.

휙 뜨면서 두 발로 안면을 내질러 버렸으니, 내가 25관, 구마적이 30관, 합해서 55관이 부딪히니까 팍 고꾸라질 것 아니오. 일어나는 것을 정면에서 눈과 코 사이의 급소를 다시 발차기로 날리니 뻗어버리더군요.  (후략)"

- 1969.10.21 동아방송(라디오) '노변야화' 중에서 -


다른 데서 본 얘기로는 술 먹고 있는 걸(자기는 멀쩡하고. 아마 이걸 노렸겠지요. ^^; ) 불러내서 때려 눕혔다고..

아무튼 드라마는 참 재미있게 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