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그마한 스타트업을 학교 친구들과 운영하면서 대학교 휴학중인 학생입니다.
(상기된 인증은 최근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로 제일 오래 보유하고 있는 것은 3개월 정도 됐고, 가장 최근에 매수한 것은 2주쯤 됐습니다.)
예전에 이토 주식 게시판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 수익률 인증이랑 제 투자기준 적어놨다가 엄청난 갑론을박과 질문에
귀차니즘과 일일히 답변해드릴 수 없는 상황에 하루만에 내렸던 적이 있구요.
오랜만에 주식 게시판이 궁금해 들어와보니 예전에 비해서 글리젠 속도도 빠르고 나름대로의 투자기준에 대해서 토론
을 하거나 비기너스 럭으로 흥분하신 분들의 글, HTS도 안 잡아본 진짜 초심자(주식 시장에서 초보, 중수, 고수 따위의
정성적 계급 기준은 들이 댈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분들도 계신 것 같구요.
그런데 글들을 보다보니 아주 위험한 방식으로 투자(이하 투기라고 표현하겠습니다)를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그런 식의 투기를 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분들에게 멋있다라고 하시는 초심자분들이 많은 것 같아 우려하는 마음이 들어 오지랖일지 몰라도 글을 씁니다.
저는 현재 기본적으로 가치투자가입니다. 원래는 저도 철저히 차트에 입각한 단타를 했었구요.
06년 말 고3 수능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100만원으로 시작해서(이때는 물론 단타를 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부모한테 용돈 한번,
등록금 손 안벌리고(장학금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전액은 아니었구요.) 다닐 정도로는 벌면서 다녔고, 군대가기전인 2학년 때(주식에 미쳐서 군대를 늦게 갔네요ㅠ)는 중고지만 SUV를 구매해서 다닐 정도로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거만하기도 했고, 주식을 실력이라고 생각했고, 철저한 분석과 나의 혜안이면 평생 이것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08년을 기점으로 해서 충격과 공포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로 인해 미수를 쓰거나 하지는 않아 빚을 지지는 않았지만 한 두달쯤만에 깡통에 가까운 계좌와 상처를 안고 군대로 도피하다시피 도망갔습니다.
훈련소에서도 그동안 상당히 과대평가했던 나의 '능력'과 '실력'이라는게 사실 '운'과 '좋은 장세'의 시너지라는 사실이었다는 것 때문에 상당히 괴로웠고, 이 때문에 군 전역 후에는 절대로 직접투자를 하지 않겠다라고 결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뭐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어떤 이유에서 제가 직접투자를 다시 하기로 했는지, 그리고 단타가 아닌 가치투자를 하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확실한건 워렌버핏의 책을 읽고 '팟'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빛과 함께 '너는 가치 투자를 하여야만 하느니라'라는 계시가 들리는 듯 한 계기는 아니었습니다.
각설하고 제 투자기준(매매기법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은 저평가된 주식(제가 저평가라고 보는 기준은 높은 시장점유율, 저PER, 시장소외주등이 있고 여기에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끌림과 성장가능성, 캐시데포의 여유와 캐시플로우를 추가로 봅니다)을 적정선에(이때는 차트를 참조합니다) 사서 일정 수익률을 목표로 잡고 투자를 하고 수익률이 달성되면 매도를 합니다. 목표 수익률은 대게 100%이고, 수익률 달성을 무한정 기다리지 않고 맥시멈 기간을 6개월로 잡고 6개월이 되면 수익이 나건 안나건 매도합니다.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업종에 관계없이 6개를 넘지 않는 선에서 운용했구요.
그때 인증해드렸던 것처럼 이 기준으로 투자를 시작한 지난 2년여간 평균 수익률은 약 85%(배당 미포함)이고 매매한 투자기업(종목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겠습니다.) 18개 중 6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부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고, 6개 기업도 손실 기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해드린 제 투자기준을 보시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중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혹시나 '아 그러니깐 니가 단타도 경험해보고 장타도 치고 있는데 어쨌거나 장타가 짱이라는 꼰대같은 말을 하려는 거 아니냐? 그리고 단타는 투기가 아니다!'라고 반문하신다면! 잘못짚으셨습니다.
저는 단타를 치시는 분들을 까거나 비난 할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단타는 운이 9할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단타로 수년간 수익을 내신 분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제가 제 개똥철학으로 성립한 투자기준 역시 성역이나 정석, '무조건 돈 버는 비법'은 아니고 언제라도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우려되는 분들이 어떤 분들이시냐?
그 분들은 바로 투자에 있어서 자신의 주관이 50%미만인 상태로 투자하시는 분들입니다. 여기서 주관은 강단이 될 수도, 정보 이해도가 될 수도있습니다. 더불어 차트를 읽고 자신의 능력을 반영하는 것이든, 기업의 가치를 판별하는 것이든 한 기업을 투자함에 있어서 자신의 의견과 정보가 들어가는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다.(여기서 간접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제외 합니다.)
저는 투기란 수익, 손실의 개념을 떠나 이렇게 자기주관이 없이 남의 말을 듣거나, 남에게 묻거나, 남에 의해서 투자를 하
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의견 역시 중요한 투자의 지침이 될 수 있지만 거기에 자신의 의견이나 관점 없이 전적으로 상기된 부분만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과연 그게 정상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더불어 추상적이고 관념론적인 것들에 집착하는 거 역시 우려됩니다. '주식과 수영의 공통점', '주식 부자들의 마인드', '주식 성공 심리학' 등등 많은 관념론적 서적과 글들이 많은데요. 물론 이런 관념론적인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에 집착을 하다보면 본질을 못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유도선수였는데요. 유도만 보더라도 정자세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똑같은 기술이라도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자신만의 자세로 기술을 구사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죠. 신체적 특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자신의 능력이 다르니깐요.
저런 관념적인 것들 역시 그런 '정자세' 혹은 현재 잘나가는 혹은 과거에 잘 나갔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자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런 걸 참조해서 내 것으로 녹이거나 내것을 만드는데 참조를 한다면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초심자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담배를 끊으려고 해보신 분들이 항상 하는 소리가 '아 처음부터 안폈으면'인데 이렇게 습관화 되고 고착화되기 시작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치기 정말 힘들기 때문입니다.
(조금 다른 얘긴데 갑자기 생각나서 추가적으로 적으면 현물 주식 거래가 그냥 담배라면 선물 옵션은 마약입니다. 선물 옵션은 정말 왠만하면 그냥 쳐다도 보지 마셔요.)
어떻게 보면 잡글인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토 주식 게시판을 오랜만에 들어와 주욱 살펴보니 간간히 보이는 '~종목 어떤가요?', '초보인데 종목 추천 좀 해주세요' 식의 글들을 보면서 요사이 직접투자에 대한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직접투자로 유입 되고 있고 이를 보면서 '남들도 다하는데 나도 해야겠네'라는 식의 심리가 크게 작용해서 아무런 준비없이 그냥 시작하는 분들 역시 많아지고 있구나 라는 걸 느껴서인데요.
물론 저 역시 오랫동안 장을 지키셨던 분들에 비하면 햇병아리에 종잣돈 역시 억단위도 안되지만 그래도 초심자 분들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써 한마디만 드리면 '주관'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다른 작업을 하면서 쓰다보니 많이 중언부언하고 두서없고 문장성립 안되는 부분도 많은 조잡한 글을 쓰게 됐네요. 문장력도 많이 딸리다보니 읽기 불편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양해해주시기를 바라며 모두 성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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