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67일 만에 선두 탈환…‘윌로우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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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라운드 전경기 전승으로 마감
윌로우, 5경기 79득점 활약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 제공.
리그 후반기, 과감한 외국인 공격수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던 흥국생명이 67일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1(25:14/22:25/25:16/25:15)로 승리하면서 5라운드 6경기를 전승으로 마감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67점(24승6패)을 챙긴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승점 67점·22승7패)보다 승수에서 앞서 여자부 선두로 올라섰다.

올시즌 강력한 1위 후보였던 흥국생명이 이러한 상승세를 타기까지 등락이 있었다. 시즌 초반 2라운드까지는 11승1패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지만, 시즌 중반 들어 상위권 팀들에게 연달아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1위 현대건설과 3위 GS칼텍스와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라운드별 순위가 4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2∼4라운드 15경기 중 단 2경기만 패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부진의 주된 원인은 김연경과 함께 ‘쌍포’로 불린 외국인 공격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기량 저하였다. 2라운드까지 40%대 중반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옐레나는 3라운드 들어 공격성공률이 3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고, 98득점에 그쳐 1라운드(129득점), 2라운드(142득점)에 견줘 확연히 줄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결국 지난달 21일 대체 선수로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을 영입하면서 옐레나와 인연을 정리했다. 시즌 도중 갑작스러운 교체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과감히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놓고 “시즌 도중 선수를 바꾸는 게 쉽지는 않고, 옐레나보다 좋은 선수를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아본단자 감독이 오랜 기간 고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결심이 선 뒤부터는 내부적으로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 한국배구연맹 제공.
아본단자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5라운드 시작과 함께 코트에 선 윌로우는 팀에 빠르게 적응하며 김연경-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와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현재까지 5경기에 출전해 79득점(공격 성공률 42.42%)을 기록하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2일 현대건설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해 상대 전적(3승2패)에서도 앞서나갔다.

다만, 어렵게 탈환한 선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당장 현대건설은 22일 IBK기업은행과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게 되면 순위는 또다시 뒤집히게 된다.

기사제공  한겨레

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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