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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울며 겨자 먹기로 전환지원금 최고액 3배 상향…효과는?
수정 2024-03-23 11:07 등록 2024-03-23 09:00
‘갤S23·갤폴드5 기종+고가요금제’ 국한
대통령실 이어 방통위원장까지 나서자 ‘화답’
이동통신사들이 번호이동을 통해 옮겨오는 가입자들에게 주는 전환지원금 최고액을 사업자별로 최대 30~33만원으로 높였다. 그동안은 10~13만원이었다. 대통령실 압박에 이어 방송통신위원장까지 몸소 나서자 특정 단말기 2종씩과 최고가 요금제를 꼽아 30만원대를 책정하는 것으로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위약금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동시에 장기가입할인·결합상품 할인 혜택을 버려야 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 번호이동에 나서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시에는 최대 50만원까지 줄 수 있게 돼 있다.
엘지유플러스(LGU+)는 23일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전환지원금을 최대 3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시했다. 번호이동을 하며 갤럭시S23 시리즈 6개 기종과 갤럭시Z 폴더5 2개 기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월 9만5천원짜리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3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제트 폴드5에 대한 전환지원금 인상 폭이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가장 크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전환지원금을 최대 32만원까지 높였다. 번호이동을 하며 갤럭시S23 시리즈와 갤럭시폴드5를 선택하고, 월 12만5천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32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또 전환지원금 지급 대상에 갤럭시 폴드4·폴드5, 갤럭시S23, 와이드6, 아이폰14 등 10개 기종을 추가해 16개 기종으로 확대했다.
케이티(KT) 역시 전환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올렸다. 갤럭시S22, 갤럭시z 폴드4·폴드5·플립4를 선택하며 월 13만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전환지원금으로 33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4는 전환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거나(에스케이텔레콤) 소액(엘지유플러스 최대 9만원)에 그쳤다. 새로 책정된 전환지원금 재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삼성전자가 구형 모델 재고 소진 및 특정 모델 판촉 차원에서 지원한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이날 이동통신사들의 전환지원금 상향 조정은 정부 쪽의 잇단 압박에 화답하는 성격이 짙다. 앞서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16일 전환지원금을 사업자별로 최대 10~13만원으로 첫 공시한 뒤 일주일째 조정하지 않았다.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은 매일 조정할 수 있다. ‘최대 50만원’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장난하냐” “소비자를 조롱하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지난 18일 언론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이동통신 3사에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다음날 방통위가 이동통신 3사 임원들을 불러 지원금 상향을 요청했고, 21일에는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서 “정부 방침 협조”를 주문했다. 또한 22일에는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SKT) 사장, 김영섭 케이티(KT) 대표, 황현식 엘지유플러스(LGU+)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엠엑스(MX)사업부장(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과 간담회를 하며 통신비 절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일부 단말기와 고가 요금제에 국한해 전환지원금을 조정해 말 그대로 ‘화답 목적의 시늉’에 그쳤다는 지적이 이동통신사 내부에서도 나온다. 한 이동통신사 팀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방통위원장이 직접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면전에서 요청하니 화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입자가 전환지원금을 받으려면 기존 장기가입할인과 가족결합할인 혜택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유인책이 될지 모르겠다. 선택약정할인과 공시지원금 선택 시 혜택까지 감안하면 전환지원금 인상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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