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팬서. 이정도면 그냥 중박이라고 생각 됩니다. 가져다 쓴 소재와 이야기들에서 야심이 돋보이지만 그걸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어요.
슈퍼히어로물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되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예상외의 진지한 이야기를 멋진 화면과 함께 잘 담아 냈을때 영화의 완성도는 올라가죠. 하지만 블랙팬서는 야심에 비해 근사함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뭐 그럭저럭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이전에 시빌워를 볼 때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는 블랙팬서였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날렵한 몸동작과 액션, 그리고 왕이라는 직책에 어울리는 품위까지. 그런 블랙팬서의 단독영화는 여러모로 힘을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상품성 있는 캐릭터니까요.
영화의 드라마는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영화의 주요 화두인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나, 흑인노예 문제등 꽤 심각한 것들을 갈등의 소재로 삼죠. 어느정도 합리적인 질문입니다. 아프리카에 그런 초강대국이 있다고 하면, 주변국 등을 외면하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는 던져볼만한 질문이죠.
하지만 여기서 약간 미스가 나는데 악당이 자꾸 '흑인'전체의 저항을 말하는데 과연... 그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까요? 인종차별 문제가 아직 있긴 해도 그거 때문에 2018년 지금 다른나라를 정복하겠다는 악당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 얻을수 있을까요? 차라리 지금 심각한 아프리카 빈곤이나 독재 등 현실적인 문제에 더욱 집중 한다면 나았을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숨겨진 초 강대국이 자신들은 살아 남았지만, 노예 제도 부터 2차세계 대전때 식민지배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빈곤국에서 못 벗어나는 주변국의 현실. 그걸 외면하느냐 말아야 하느냐....가 훨씬 더 설득력있는 질문이 되지 않았을까요?
만약 시대적 배경이 2차세계대전 이었다면 킬몽거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겠지만 지금은 2018년이니까요.
또 액션에 대해서 할말이 많은데, 촌스러워요. 시빌워의 그것을 기대했다면 정말 대 실망 할 것입니다.
사실 원터솔저부터 시빌워까지 '캡틴아메리카'시리즈의 액션은 아주 좋았어요. 잘 짜여진 안무에 그걸 담아내는 카메라도 멋있죠.
특히 시빌워에서 블랙팬서 첫 등장 장면은 정말 간지가 넘칩니다. 갑자기 나타난 블랙팬서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면서 근엄한 느낌을 주고, 그 뒤로 역광이 비추면서 검정 슈트입은 캐릭터에 품위를 부여하죠. 거기다 아크로바틱한 몸동작을 잘 잡아 내면서 무척 멋있는 장면들이 많았죠.
하지만 이번영화는? CG남발에 모든 액션신이 너무 타이트합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액션 장면이에요. 카메라는 배우 상체를 잡고 움직임따라 같이 흔들리는.... 겉보기에 그럴싸 하지만 '싸우고 있다'라는 느낌 이외에 관객에게 어떤것도 전달되지 않죠. 그리고 지나친 CG의 남발이 아쉽습니다.
광안대교 장면도 그렇고 박진감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공중에 점프한 배우를 360도 회전시키고, 그 뒤로는 뭔가 터져 나가는 장면... 은 CG가 액션신에 마구 납용되던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이에요. 뭐 블레이드2나, 매트릭스 같은 영화 말이죠.
한마디로 촌스러워요
액션 스타일에 캐릭터성이 부여되었던.. 시빌워의 블랙팬서가 그립습니다. 시빌워에서 그 좋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요?
뭐, 안좋은 소리만 적어 놨지만 그래도 영화는 볼만 합니다. 왕권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가 괜찮았어요.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더라고요. 다만 중심 갈등 요소가 너무 큰걸 노리고 있고....그에 비해 영화의 때깔이 별볼일 없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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