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전근현대) 사회 동안 전세계의 모든 문명권들 중에서 가장 선진적인 곳은 단연 동양문명권이였습니다. 이 중에서도 중국, 한국이 내내 중심을 이루어왔었는데요. 중국의 경우 당나라가 중국 역사상에서의 최고 전성기로 손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동양문명권 역사상 최고 전성기는 다름아닌 이 당나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타 문명권들에 비해 격차가 가장 컸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당나라 시대를 두고 '성당 시대' 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당나라의 위세를 알 만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 이 중국의 당나라 조정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가장 예우, 편애해온 나라는 과연 어디였을까요?
○開元 16년(A.D.728; 新羅 聖德王 27)에 使臣을 보내와 方物을 바치고, 또 表文을 올려 [新羅]人에게 중국의 학문과 經敎를 배우게 해 달라고 요청하니, 玄宗은 윤허하였다.
[開元] 21년(A.D.733; 新羅 聖德王 32)에 渤海靺鞨이 바다를 건너 登州로 침입하였다. 이때 興光의 친척 金思蘭이 入朝하여 京師에 와 머물러 있으면서 太僕員外卿의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본국으로 돌려 보내어 군사를 동원하여 靺鞨을 토벌케 하고, 이어서 興光에게 開府儀同三司 寧海軍使를 加授하였다.
[開元] 25년(A.D.737; 新羅 孝成王 1)에 興光이 卒하니, 조서를 내려 太子太保를 추증하고, 이어서 左贊善大夫 邢璹를 鴻臚少卿에 攝職시켜 新羅로 보내어 弔祭하게 하였다. 아울러 그의 아들 承慶을 册立하여 아버지의 [작위인] 開府儀同三司 新羅王을 승습케 하였다.
[邢]璹가 길을 떠날 적에 玄宗이 送別詩를 지어 그 序文을 쓰고, 太子 이하 모든 관원들로 하여금 詩를 지어 전송하게 하였다. 玄宗이 璹에게,
“新羅(신라)는
君子(군자)
의 나라로 불리며, 자못 학문을 알아서
中華(중화)
와 유사한 데가 있소.
卿의 학술이 강론에 능하기 때문에 이번의 使臣으로 선발하여 보내는 것이오. 그 나라에 가서 經典을 闡揚하여 大國의 儒敎가 성대함을 알게 하오.”
하였다.
또 그 나라 사람들 중에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바둑에 능한 率府兵曹 楊季鷹을 [邢]璹의 副使로 삼아 보냈다. 璹 등은 그 나라에 이르러 蕃人으로부터 대단한 존경을 받았다. 그 나라의 바둑 수준은 季鷹보다 낮았다. 그리하여 璹 등에게 金寶 및 藥物 등의 푸짐한 선물을 주어 보냈다.
-구당서 외국열전 동이열전 신라 기록 중.
개원(開元) 19년(731) 2월(실제로는 3월 추정) 무오(戊午) 신라가 그 신하 김지량(金志良)을 보내와서 새해를 축하하였다. … (중략) … 신라(국왕) 김흥광(金興光, 성덕왕)에게 서신을 내려 말하기를, "… (중략) … 경은 (너희) 부부가 (한 몸이 되어) 행복하고 (너희) 삼한(三韓)이 (하나가 되어) 사이좋게 지내니,
때마다 인의(仁義)의 고향이라 일컬어지고 대대로 공훈과 재능의 업적을 드러내었다. 문물과 예악으로 군자(君子)의 기풍을 밝히고, 순종과 충성으로 근왕(勤王)의 절개를 나타냈으니, 참으로 울타리 같은 호위병이요 진실로 국내외의 모범이로다. 어찌 변방의 거친 풍속(의 나라)과 동일시할 수 있겠는가?
… (후략) …" 라고 하였다.
-『책부원귀』 권 975, 포이 2
더구나
개원(開元) 황제께서 어우(御寓)하시어 바다에 물결에 일지 않을 때에는, 자주 왕언(王言)을 주시어 문덕(文德)을 널리 펴시었고, 뒤에 신의 선조 흥광(興光 신라 성덕왕(聖德王), 헌영(憲英 신라 경덕왕(景德王)) 부자가 제법 능히 선(善)을 사모할 줄 안다 하여, 여러번 팔분체(八分體)의 어찰(御札, 팔분체의 어찰, 팔분어찰 곧 임금이 직접 쓴 서찰)을 하사하셨는데, 그 어필(御筆)이 용이 날뛰는 듯, 봉이 날아가는 듯하여 채전(綵牋)이 이로 말미암아 빛을 더하고 신필(神筆)이 지금까지 아직 젖어 있으니, 보옥(寶玉)을 백숙(伯叔)의 나라에 나눠줌을 일찍이 들었으나, 은구(銀鉤)를 이적(夷狄)의 시골에 하사하심은 예전에는 보지 못한 바이었나이다.
그 조지(詔旨)에 이르기를,
“경(卿)을
노위
(
魯衛
)에 비(比)하노니 어찌
번복
(
蕃服
)과 같으랴.” 하셨나이다. 또 대력(大曆) 연간에는 천어(天語)를 내리사 이르기를, “구주(九州) 밖에 있으면서도 제후(諸侯)에 비할 만하며 만국 중에 진실로
군자
(
君子
)이다.”
하였으니, 이것이 모두 사랑으로 허물을 잊으심이요, 칭찬이 지나치심이라, 소국(小國)이 감당하지 못할 바이로소이다.
-
동문선 제33권 / 표전(表箋)
조서 두 함을 하사하심을 사례하는 표[謝賜詔書兩函表]
그리고 가령
개원황제(開元皇帝)가 제위에 올라 바다에 물결이 일지 않을〔海不揚波〕당시
에는 왕언(王言)을 곧잘 베풀어 문덕을 크게 펼치셨습니다. 또 이와 함께 신의 선조인
흥광(興光)과 헌영(憲英)
부자가 그저 선(善)을 사모할 줄 안다고 하여, 여러 차례나 팔분(八分) 서체(書體)의 어찰(御札, 팔분체의 어찰 곧 팔분어찰. 임금이 직접 쓴 서찰)을 하사하셨는데, 용이 뛰어오르고 봉이 날개를 치듯 하지 않는 것이 없었으니, 채색이 어린 전지(牋紙)가 이로 인하여 더욱 빛이 나는 가운데 신운(神韻)이 감도는 필적이 지금까지도 광택을 발하고 있습니다. 보옥을 백숙(伯叔)의 나라에 나누어 주었다는 말은 일찍이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은구(銀鉤)
를 이적(夷狄)의 지방에 내린 것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던 바입니다.
그 조지(詔旨)의 내용을 보면
“
경(卿)의 나라는 거의
노위
(
魯衛
)에 비교된다고 할 것이니,
어찌 또
번복
(
蕃服
)과 똑같이 대우하겠는가.” 라고 하였으며, 또
대력(大曆)
연간에 이르러 내린 조칙의 내용을 보더라도 “구주(九
州)의 밖에
있지만
중국의 제후에 비길 만하고
, 모든 나라 가운데에서 바로
군자
의 나라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모두 소방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지나치게 칭찬하신 것으로서, 소방의 입장에서는 감히 감당하지 못할 말씀이라고 할 것입니다.
-
고운집 제1권 / 표(表)
조서 두 함을 내린 것을 사례한 표문〔謝賜詔書兩函表〕
춘3월
당이 사신을 보내어 조제(弔祭)하고 사왕을 책봉하였다.
제가, 찬선 대부(贊善大夫) 위요(魏曜)를 보내어 조제하게 하였다. 제서(制書)는 대략 이러하다.
“대현(大賢 전왕을 가리킨다)의 풍교(風敎)는 조리(條理)가 더욱 밝아서, 중하(中夏)의 법도대로 의관(衣冠)을 본디부터 이어받아 대대로 순신(純臣)이 되어 여러 번 충절을 바쳤으니, 형의 관작인
신라
왕 개부의동삼사사 지절대도독 계림주제군사 겸 충지절영해군사(
新羅
王開府儀同三司使持節大都督鷄林州諸軍事兼充持節寧海軍使)를 책봉하여 이어받게 하노라.”
아울러《어주효경(御注孝經)》1부(部)를 하사하였다. 제는 성덕왕 이래로부터 왕에 이르기까지 여러번 팔분어찰(八分御札 서체(書體)의 하나인 팔분체(八分體)로, 임금이 친히 써준 글)을 하사하여 총애하였다. 그 조서에는,
“경을 노(魯)ㆍ위(衛)에 견주노니, 어찌 다른
번복
(
蕃服
)처럼 대우하리요.”
하였으며,
은례
(
恩禮
)의 두터움이 다른 여러 나라와 견줄 것이 아니었다.
-
동사강목 제4하
계미년 경덕왕 2년(당 현종 천보 2년, 743년)
하6월
사신을 당에 보내어 조공하였다.
이때 해마다 사신을 당에 보내어 조공하였으므로 당의 대우가 매우 융숭하였다.
이해에도 사신을 보내어 신정(新正)을 하례하고 금ㆍ는ㆍ우황(牛黃)ㆍ어아주(魚牙紬)ㆍ조하금(朝霞錦) 등의 물품을 보냈는데, 이때에 이르러 또 보냈다. 황제가 연영전(延英殿)에서 인견(引見)하고 또 칙서에 이르기를,
“구주(九州)의 밖에 있으나 제후(諸侯)와 비등하고,
만국
가운데
군자
의 나라라 하겠다.”
하였다.
《통고》를 참고하여 보충
이 기록들을 잘 보시다시피, 중국 당나라 조정에서는 자국에 입조해와서 자국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여기에는 구당서 외국열전, 신당서 외국열전, 책부원귀를 보시다시피, 돌궐국[후돌궐국 곧 돌궐 제 2왕조], 회흘국[회골국, 위구르], 토번국[티베트]은 물론이거니와, 서역[서양]의 대표적인 국가들인 천축국[현 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의 모든 국가들에 대한 통칭입니다. '오천축[오천축국]' 이라고도 불려왔었습니다.], 파사국[페르시아, 현 이란], 대식국[백의대식국, 흑의대식국, 이슬람 왕조 곧 우마이야 왕조, 아바스 왕조] 그리고 불름국[불림국, 대진국, 로마-동로마]까지 모두 포함되지요.)을 신라국과 그 외 나머지 이렇게 간주해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신라국은 중국의 당나라와 한 몸과도 같은 또다른 중화이며,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단연 군자국으로써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과는 격이 다르다고 중국 당나라 조정에서 공식적으로 시인해준 거라고 볼 수 있지요(더군다나, 중국 당나라는 중국 역사상 최고 전성기로 칭송받아온 왕조이기도 하죠. 중국 역사상 통일왕조인 것은 덤이구요.). 신라국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상에서 남북국(남북조) 시대를 구성한 발해국도 신라국에 감히 비할 수 없는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에 포함되어왔던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발해국도 중국 당나라 조정에게 해동성국으로 칭송받아올 정도로 번성했지만,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에는 초지일관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이 되는 바입니다.
당나라가
신라
의 왕자 김원홍(金元弘) 등에게 태상시(太常寺)의 소경(少卿), 감(監),
승(丞),
주부(主簿) 등의 관직을 제수하면서 내린 제서
두목(杜牧)이 찬하였다. ○ 개성(開成) 연간에 내린 것이다.
모신(某臣) 등에게 칙서를 내린다. 은혜에 감사하고 의리를 알아서 예물을 빠뜨림 없이 바쳤다.
큰 바다의 바깥에 살면서도 예의가 있는 손님, 너희 나라가 바로 그런 나라로, 저절로 국경(國卿)에 끼이게 되었다. 서승(署丞)의 직책은 모두가 우리나라 문리(文吏)들의 청선(淸選)인데, 차례대로 이를 너희들에게 제수하니, 이 역시 다른 나라와는 달리 특별하게 예우하는 뜻을 표한 것이다.
나의 은총을 받들고 가서 너희 이역 나라에 빛내라. 잘 삼가서 게을리 하거나 어긋나게 하지 말아 길이 번방이 되라. 아울러 모두에게 전에 말한 데 따라 관작을 제수하고, 이어 석방하여 번국으로 돌아가게 한다.
-해동역사.
이는 보시다시피,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기원후 800년대 중반때 자국 조정(중국의 당나라 조정)에 입조해온 신라국 사신단에게 신라국이 예의지국(전근대 곧 전근현대 국제사회, 국제질서에서는 동양문명권이 가장 선진적인 곳이여왔는데, 이 동양문명권에선 고급문화를 두고 예의, 인의 이렇게 언급해왔습니다.)이라면서 서승의 직책을 책봉(임명, 제수)해주었는데, 이것은 모두가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문리(문관, 문사)들의 최고 선망 직책인데, 이를 신라국의 사신단에게 책봉해준 것이니, 이 역시 신라국 이외의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과는 달리 신라국을 특별하게 예우하는 뜻을 표한 것이라고 언급한 게 눈에 띄지요. 이 기록 외에도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해서 극찬한 기록들로 더 자세한 이해를 돕도록 해보겠습니다.
“생각건대 이 나라 일경(一境, 신라)은 다른 삼방(三方, 신라 이외의 다른 나라들을 의미)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본국이 복장(服章)을 고치고 정삭(正朔)을 받들어, 우러러 황제 나라(중국 당나라)의 명을 준수하고 굽어 여러 제후의 번국(蕃國)을 화평하게 하는 터이니, 그러므로
옥황
(
玉皇, 중국 당나라의 제 18대 임금인 희종
)께서
선조
(
先祖, 신라의 제 50대 임금인 정강왕
)에게 시(詩)를 내리셔 이르기를, ‘
예의
(
禮義
)는 너희 나라가
으뜸
이요, 시서(詩書)를 집마다 마련해 두었다.’ 하였고, 또 저번에 황화(皇華, 중국 당나라 사신) 원계방(元季方)이 와서 계림(鷄林, 신라)의 정사(政事)를 기록한 시에 말하기를 ‘다만 시서(詩書)의 가르침이 아름다울 뿐, 일찍 병화(兵火)의 시끄러움이 없으니, 옛 어진 제후들의 고요한 다스림을 여기서 보리로다.’ 하였는데...
“돌아보건대
이 일경(一境, 신라)은 저 삼방(三方, 신라 이외의 다른 나라들을 의미)과는 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복장(服章)을 고치고 정삭(正朔)을 받들면서 위로 황제의 나라를 따르고 아래로 제후의 번방(蕃邦)을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옛날에는
옥황
(
玉皇, 중국 당나라의 제 18대 임금인 희종
)이 선조(先祖, 신라의 제 50대 임금인 정강왕)에게 시를 내리기를 ‘
예의
는 나라 중에
으뜸
이요, 시서를 집집마다 소장하였도다.〔
禮義
國爲最 詩書家所藏〕’ 라고 하였으며, 또 왕년에는 황화(皇華
조사(詔使, 중국 당나라 사신)
)로 원계방(元季方)이란 자가 와서 계림(雞林, 신라)의 정사를 기록하였는데, 그 시에, ‘시서의 가르침이 아름다울 뿐, 전쟁의 북소리는 들린 적이 없다. (但美詩書敎 曾無鼙鼓喧)’ 라고 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예전에는 어진 임금의 태평한 정치가 여기에서 펼쳐졌는데...
-
고운집 제1권/표(表)
사사위표〔謝嗣位表〕
이것은
신라국 조정의 제 50대 정강왕 재위시기의 도중인 기원후 800년대 후반기때 중국 당나라 조정에서 신라국의 번영을
두고
칭송한 것인데요. 예의(전세계의 모든 문명권들 중에서 동양문명권이 가장 선진적인 곳이여왔는데, 이 동양문명권에서 고급문화를 두고서 예의, 인의 이렇게 언급해왔습니다.)로는 단연 신라국이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으뜸이며, 시서를 집집마다 소장하여왔으며, 시서의 가르침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름다울 뿐, 병화(전쟁)의 북소리는 들린 적이 없으며, 옛 어진 제후들의 고요한 다스림을 여기서 본다고 중국 당나라 조정이 신라국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이지요. 말 그대로 당나라에서 신라국을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이상향의 최선진국으로 극찬한 것이니까요. 신라국 조정 역시 이러한 중국 당나라 조정의 대신라관과 유사하게 자국(신라국)에 대해 생각하여서, 신라는 삼방(신라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에 대한 통칭입니다.)과는 격이 다르며, 위로는 중국 당나라 조정을 섬기고, 아래로는 중국 당나라를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신라국에 비해 하국, 소국으로 여겨 어루만져온다고 언급하였는데요. 이를 보면, 신라국 조정 입장에서는 자국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상에서의 남북국(남북조) 시대를 구성한 발해국도 신라국 자국이 어루만져주는 대상으로 간주한 거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신라국은 자국(신라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과는 격이 다르며, 여기에다가 당나라를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하국, 소국으로 간주하여서 이들을 기꺼이 어루만져왔다고 분명하게 언급한
것이니, 당연히 동시기의 발해국도 여기에 포함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 추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진사(進士)로 인재를 뽑는 것은 본래 당(唐)나라 때 성행하여,
장경(長慶)
초에 김운경(金雲卿)이란 사람이 처음으로
신라
(
新羅
)의
빈공(賓貢)
으로서 두사례(杜師禮)가 주관한 시험에 합격하였고, 이때부터
천우(天祐)
말년까지
빈공과
(
賓貢科
)
에 합격한 사람이 모두 58명이며, 오대(五代)의 후량(後梁)과 후당(後唐) 때에 또 32명이 있는데,
발해
(
渤海
) 출신 10여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졸고천백.
한림(翰林) 이중보(李中父)가 사명을 받들어 정동성(征東省)에 들렀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 할 적에 나를 찾아와서 작별하므로 말하기를, “진사(進士)로 사람을 취택한 것이 본래 당(唐)나라 장경(長慶) 초년부터 성했는데 김운경(金雲卿)이란 이가 비로소
신라
의 빈공(賓貢)으로 두사례(杜師禮)의 방(牓)에 이름이 올랐으며, 이로 말미암아 천우(天祐)의 종년(終年)까지 무릇
빈공과
(
賓貢科
)에 오른 이가 58명이 있었으며 오대(五代)의 양(梁), 당(唐)에 또 32명이 있었으니, 대개
발해
(
渤海
)의 10여 인을 재외하고 나머지는 다 동국 사람이었다.
-동문선.
진사과(進士科)의 시험을 통해서 인재를 뽑는 것은 본래 당나라 때에 성행하였다.
장경(長慶)
초기에 김운경(金雲卿)이 최초로 신라
빈공
(
賓貢
)
의 신분으로 두사례(杜師禮)가 주관한 과거에 급제하였다. 이로부터 시작해서
천우(天祐)
말년에 이르기까지
빈공
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거에 급제한 자는 모두 합쳐서 58인이었고, 오대(五代)의 양(梁)과 당(唐) 때에는 또 32인이 나왔는데, 대개
발해
(
渤海
)의
제번
(
諸蕃
) 출신인 10여 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 모두가 동방의 인사들이었다.
-가정집.
여담으로, 중국 당나라 조정에서 자국인을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과거인 빈공과인데요. 여기에서 오직 우리나라 사람들인 신라/발해인들만 급제(역대 빈공과 급제자 명단을 보면, 발해인 10명만 제외하면 전부 신라인 급제자라고 하는데, 발해인도 우리나라 사람이며, 발해는 신라와 더불어서 우리나라 역사상에서 남북국[남북조] 시대를 구성한 나라이니까요.)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인 단 한 명도 급제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이지요. 심지어, 빈공과에서의 첫 발해인 급제자(오소도)마저도 기원후 872년경에 이르러서야 배출되었을 정도로 신라인들이 빈공과 급제를 소위 싹쓸이를 해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를 보면,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자국인 당나라, 신라국 그 외 나머지 이렇게 국제사회, 국제질서를 간주해온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구요(정확힌,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중국의 당나라, 우리나라의 신라국 그 외 나머지 이렇게 된 국제사회, 국제질서라고 간주를 해온 것이죠.). 신라국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상에서의 남북국(남북조) 시대를 구성한 발해국도 중국의 당나라 조정으로부터 해동성국으로 칭송받아올 정도로 번성하긴 했지만,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못해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서, 동양문명권(전근대[전근현대] 사회 내내 전세계의 모든 문명권들 중에서 동양문명권이 가장 선진적인 곳이였죠. 이 동양문명권은 내내 중국, 한국이 중심된 나라여왔지요.) 역사상 최고 전성기는 당나라, 신라국 두 나라가 중심이 되어 이뤄낸 거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흥미로운 역사적 사례이니만큼, 여러분들께 유익한 참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ㅎ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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