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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3조 들여 건설사 토지 매입…미분양 ‘리츠’도 부활
수정 2024-03-28 21:27 등록 2024-03-28 15:18
국토부,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 발표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워 건설사 등이 보유한 부실 우려 사업장 토지 매입(3조원 규모)에 나서기로 했다.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도 도입된다. 이 두 정책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이번에 재도입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최상목 부총리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았던 정부가 이번에는 부실 우려 사업장을 공공기관이 직접 매입하는 고강도 지원책을 꺼내든 것이다. 엘에이치의 부실 주택사업장 매입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조6천억원 규모)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7200억원 규모) 두 차례 이뤄진 바 있다.
엘에이치의 토지 매입은 다수의 매도 희망 기업으로부터 매각 희망가격을 제출받아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토지를 매입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업은 토지매각 대금을 부채상환에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매입 대상은 토지 대금보다 부채가 커진 건설기업이 보유한 토지로, 기업은 사업 여건에 따라 토지매입 방식 또는 매입확약 방식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매입확약이란 엘에이치가 기업에게 매수청구권을 부여해, 추후 사업여건이 개선되면 기업이 토지를 되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엘에이치는 다음달 5일 1차 매입공고를 내고 기업으로부터 매도 신청을 받은 뒤 2조원 규모(매입 2조원, 매입확약 1조원)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대상 토지는 기업이 지난 1월3일 이전에 소유권을 취득한 3300㎡ 이상 크기의 땅이다. 토지 보유 시점을 제한한 것은 1월4일에 정부가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사업장 인수 검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추가로 1조원 규모를 투입하는 2차 매입공고는 7월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재도입해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우선 임대로 운영하고,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분양 전환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당시 미분양 적체 해소를 위해 운용된 CR리츠는 미분양 2200가구를, 2014년에 운용된 리츠는 500가구를 각각 매입했다. CR리츠가 내년 말까지 매입하는 미분양 주택은 취득세 중과세와 종합부동산세 합산이 모두 배제되는 세제 혜택이 제공된다. 또 엘에이치나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가 브릿지론 상환이 어려운 사업장을 인수해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건설업계는 정부 대책을 환영하면서 미분양 적체가 큰 지방 주택사업장, 공급과잉 우려가 큰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부지 등이 매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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