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유착 관계 끊어라"...이낙연 총리,'농피아' 정조준

“농관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퇴직자들이 친환경 인증을 맡게 돼 모종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끊어줘야 한다.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매우 위험한 범죄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른바 이렇게 말했다. ‘농피아(농축산 분야 공무원과 마피아 합상어)’와 정부기간 사이의 부정한 유착이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낳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퇴직자들이 민간 인증기관에 대거 포진하면서 유착이 진행됐을 수 있다는 것을 총리가 인정한 것이다. 이 총리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 살충제 계란 검사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18일 산란계 농가에 대한 전수결과를 발표한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농피아의 유착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당시 “기존의 공무원들이 (민간 인증 기관에) 가 있는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겠다”면서 농피아의 검은 유착이 이번 사태를 부른 원인 중 하나로 보고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농관원 일부 직원들이 민간 인증기관의 간부로 근무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맞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농피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민간업체 64곳 가운데 5곳이 농관원 출신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관원 출신이 임직원으로 취업한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이번 전수조사에서는 농관원 출신이 운영하는 2개 업체가 인증한 친환경 농장 6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친환경 농장 31곳 중 20% 정도가 이른바 ‘농피아’ 출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인증서를 내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