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6262222025&code=620105
광주 구의원들 ‘황당 해외연수’
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26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의원 6명과 의회 직원 3명 등 9명은 지난 5월29일부터 6월7일까지 유럽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222만원의 경비를 세금으로 지원받아 스페인과 프랑스를 8박10일 일정으로 방문해 ‘선진도시의 행정·복지, 도시재생 사례 등을 정책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출국 전 이들이 낸 계획서에는 스페인 마드리드 쓰레기 소각 발전 공장과, 요양원, 프랑스 니스 교육청 방문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의원들은 이들 기관을 한 곳도 방문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이들이 떠난 해외연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여행사가 판매하고 있는 ‘유럽여행 패키지 상품’이었다.
의원들은 일반 여행객 11명과 뒤섞여 여행사가 짜 놓은 일정대로 스페인 마드리드와 그라나다, 바르셀로나, 프랑스 아비뇽과 모나코, 니스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봤다. 서구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여행 도중 자유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일반인 관광객과 따로 움직여 해당 기관들을 방문하려고 계획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쉽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못 갔다”고 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패키지 관광 상품’이라 현지에서 따로 움직이기 어렵고 방문하겠다는 기관과 사전 약속도 안돼 있다는 점을 미리 설명했다”면서 “222만원의 연수비용으로 유럽을 다녀오려면 ‘패키지 관광’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는 8월 해외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광주 동구의회도 일부 의원이 ‘패키지 상품’으로 유럽 해외연수를 가자고 주장해 다른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또 지난달 동남아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광주 북구의회 일정도 여행사가 판매하는 ‘관광 상품’과 별 차이가 없었다. 북구의회 의원 14명과 직원 5명 등 19명은 지난 5월22일부터 4박6일간의 일정으로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선진 정책 등 우수사례 견학과 자료수집’이라는 연수 목적이었지만 일정은 모두 태국 파타야와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으로만 짜였다. 그나마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의회를 방문해 ‘양 도시 및 의회 간 교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일정이 있었지만 현지 의회와 사전 약속 없이 출국했다가 의회 건물만 둘러보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덕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의원들이 ‘공무 연수’를 관광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지방의회가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현안과 분야별로 개개인의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연수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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