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이거 나이 인증이 되어버린 거 같구만요...T T
출시된 연도순도 아니고, 가격 순도 아니며 자동차사적으로 가치있는 순서도 아닙니다.
그제 제 기억 속의 순서대로인 제멋대로 나열입니다.^^
01. K303
제 기억 속의 첫 번째 자동차는 기아마스타(마스터 아닙니다. 마스타!)의 K303입니다.
기억 속에서 실물 보다는 TV를 통한 이미지가 더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릴 적 기억이 나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내용이 기억도 안 납니다만, 여하튼 뭔가 신나고 두근두근했었는데,
그 드라마가 시작될 때 이 차가 나왔습니다.
흰색 K303입니다. 간첩 때려잡으로 종횡무진하는 주인공들이 신나게 몰고 다녔던 걸로 기억납니다.
보배드림에서 오마이갓 수준으로 복원된 걸 본적도 있는데, 60, 70년대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해당글 링크 : http://m.bobaedream.co.kr/board/bbs_view/bbstory/300/2/4)
이 차가 제 기억에 또 깊이 남아있는 이유는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단칸 셋방에서 살던 동네에 병원 원장 부잣집이 있었는데,
그 집 앞에 항상 이 차의 웨건형인 구급차가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봉고 등의 박스카가 없었습니다. 병원 구급차는 대부분 저 차 지붕에 경광등 달린 거였죠.
동네에서 뛰어놀 때마다 보던 차였습니다.
2. 브리사
제 기억에 브리사는 어느 순간 확 늘어난 자동차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차입니다.
어느 순간 거리에 차가 늘어났는데, 제 기억에는 승용차의 대부분은 이 차였어요.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제가 처음 탔던 택시, 그리고 길거리에 다니던 택시들 대부분이 이 차였던 걸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택시는 대부분 저렇게 녹색이었더랬죠. 앞에 '꺽는' '메다기'가 달려 있었고요.
근데 이 모델이 '브리사 2'이고 브리사1은 K303이라는 데 뭐 잘 모르겠구요. 어른들한테 물어봐도 대부분 이 모델을 브리사로 알고 계시더군요.
3. 그라나다
현대가 포드를 업고 만든 차...어쩌구 하는데 그런 건 모르겠고,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대문 크고 마당 넓던 이층 양옥집 담벼락 가운데 뚫린 차고로 드나들던...
일요일에 가끔 밖으로 나와 기사로 보이는 아저씨가 물세차를 하던 차입니다.
건드리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던 차죠.ㅋ
지금 봐도 고급차인 거 같네요.
4. 마크 V
이 차가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건 당시 어린이 눈썰미로는 그라나다와 도통 구별을 못했던 기억이 남아있어서입니다.
다 커서는 구별하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리 봐도 같은 차였죠.ㅋㅋ
5. T-2000(삼륜차)
사실 그렇게 자주 본 차는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너무 신기해서 목격할 때마다 한참 고개 돌려가며 봤던 차였죠.
T-2000이라는 명칭도 찾아봐서 이제 알았네요.
내부의 조타 장치가 원형 핸들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오토바이 식의 핸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합니다.
6. 대림자동차 GL-125
아마 대림자동차 빅히트 상품일 거에요. 저희집 말고도 다른 집에도 많았거든요.
지금같으면 무지하게 욕먹을 일이겠지만, 아버지가 모는 저기 앞에 제가 앉고, 뒤에는 어머니가 매달려 정말 많은 곳들을 다닌 거 같습니다.
잘못하면 일가족 몰살당할 일이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그땐 어찌나 신나던지...
7. 코란도(?), 아마 그냥 짚차였지 않을까?
아버지 친구분 차여서 여름에 이거 타고 두 집 식구가 모두 해운대로 놀러갔던 기억이 납니다.
2열부터 뒷문까지는 벤치형 좌석이어서 양쪽으로 서로
마주보고 앉는 식이었죠.
그래서 앞쪽에 2명이 타고 뒤에 6명이 타는 8인승인건지,
앞쪽에 3명이 타고 뒤에 6명이 타는 9인승인건지,
앞쪽에 2명이 타고 뒤에 8명이 타는 10인승인건지,
앞쪽에 3명이 타고 뒤에 8명이 타는 11인승인건지 헷갈립니다.
벤치형 뒤쪽 좌석에는 경계가 없어서 제 기억으로는 한 7~8명이 탔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그 땐 어려서 잘 모르기도 하고 어른들도 대충 꾸겨넣어서 타던 시절이었던 같으니..ㅋㅋ
이 차가 코란도였는지 아니면 그냥 짚차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동아자동차였던 거 같기도 하고 거화였던 거 같기도 하고...
8. 포니
저희 집 마이카 2호기입니다. 사진 속 차량과 색깔도 같네요.
사이드 미러가 보닛 앞쪽에 달린 모델이 있었고 문에 달린 모델이 있었는데 저희 집 차는 후자입니다.
저희 집 차였기도 하고 진짜 길거리에 나서면 택시부터 정말 많이 보였던 차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 기준이고 지금 따져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니었죠. 절대적으로 차가 적었던 시기였으니...
저희 집도 그렇겠지만, 나라 전체적으로도 살림살이가 팍팍 나아지던 게 체감되던 시대를 상징하던 차였습니다.
부모님 식당 열어서 위의 오토바이로 장보고 다니시며 고생하시고 한 4년 정도 되어서 포니가 저희 집 차가 되었죠.
여름에 제가 앞에 타고 어머니는 뒤에 타고 아이스박스에 짐에 가득 싣고 어디 계곡으로 물놀이가던 게 아직 생각이 나네요.
9. 봉고
저희 집 마이카 3호기 입니다. 역시 사진 속 차량과 색깔도 같네요.
12인승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허술한 차였습니다. 초딩이던 제가 손가락으로 누르면 차 옆쪽 철판이 울렁울렁하던 수준이었죠.ㅋㅋ
포니에서 이 차로 바꾼 건 아버지의 집안에 대한 애착 때문이었죠.
당시만 해도 식당이 잘 되는 바람에 집안 전체
에서 저희 집이 가장 잘 나가서 아버지가 온 집안 식구들 다 태우고 어디 놀러가는 걸 정말 좋아하셨거든요. 가끔은 식당에서 일하는 형, 누나들가지 다 끌고 어디 유원지를 가고 그랬죠.
저희 집 식당에서 일하던 형, 누나들 다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었어요. 모두 도시에서 혼자 일해서 집에 돈 부치고... 뭐 그런 때였죠. 그래서 식당에 있는 손님용 방에서 그 형과 누나들이 다 자던 시절이었습니다. 한 가족이나 다름 없었죠.
저는 부모님과 안 자고 가끔 그 누나들 자는 방에서 누나 품에서 조물락 거리면서 자고...ㅋㅋㅋ
당연히 수동이었는데, 기어가 핸들 옆 와이퍼 조정스틱 아래 있어서 아버지가 꽤나 낑낑대시면서 기어를 변경하시던게 기억 납니다.
그거 때문에 앞쪽에 3명이 앉을 수 있었죠.
엔진은 앞좌석 시트를 제끼면 그 아래 있었고, 후륜이어서 어디 놀러갔다가 자갈바닥에 빠져서 꽤나 고생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차가 자갈길에 빠져 안나가서 땅을 파고 사람들 다 탔다가 내리고 난리도 아니었죠.ㅋㅋ
10. 르망 펜타5
저희 집 마이카 4호기입니다.
애증이 깊은 차입니다.
이 차가 저희 집 차가 된 건 아버지가 식당 대각선 맞은 편에 있던 대우자동차 대리점장님 꼬드김에 그냥 꽂혀버리셨기 때문이죠.ㅋㅋ
어머니랑 엄청 싸우셨어요. 차 때문에 정말 부부싸움이 전쟁 수준으로 벌어졌었고, 저희 어머니는 저 데리고 외할아버지 집으로 가버리셨죠.
당시에 아직 집값, 아파트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던 때였어요. 어머니는 식당으로 번 돈을 가지고 집을 사자고 했고, 또 실제로 사려고 하셨죠.
근데 아버지가 이 차에 진짜 꽂히신 거에요. 집에 르망 카다로그만 열 댓개가 있었어요.ㅋㅋ
제가 제원을 외울 정도였으니까요.ㅋㅋ
당시에는 정말 흔치 않게 해치백이었는데, 어머니가 반대한 이유도 사실 그거였죠. 차라리 차를 살려면 제대로 된 차를 사던가...
살려면 스텔라를 사던가, 뭔 차같지도 않은 양아치 타는 차를 사려고 하냐... 그것도 빨간색을!ㅋㅋㅋ
근데 초딩이던 제가 봐도 당시 다른 차들에 비해 참 멋있는 차였어요. 필통이나 책받침에서나 모던 외국 스포츠카 같기도 하고...
제가 꽂힌건 계기판이었습니다.ㅋㅋ
당시에 한창 KBS에서 전격Z작전을 해주던 때였는데, 이 차 계기판이 디지털이어서 속도가 올라가면 그래프가 주욱 올라가듯이 속도계 불이 이 켜지고 그 안쪽에 속도가 전자시계처럼 표시됐었거든요. 아버지가 저보고 그렇지? 죽이지? 하던게 아직도 기억나네요.ㅋㅋ
제가 이미 그 아버지 나이가 됐지만 남자는 진짜 나이 먹어도 철이 잘 안드는 거 같아요.ㅋ
결국 집 사는 거 미루고 이 차 샀죠. 어머니는 아직도 저한테 말씀하세요. 제발 여자 말좀 들어라. 여자 말 들으면 떡이 생긴다.
그 때 너그 아부지가 차 안사고 집사고 아파트 샀으면 지금 그게 얼마냐...
근데 시간을 되돌려도 선택은 안 변할 거 같아요.ㅋㅋㅋ
11. 쏘나타 1
저희 집 마이카 5호기입니다.
아버지도 나이 드시고...
르망 펜타 5를 계속 타실 순 없으셨을 거에요.ㅋㅋ
만나는 친구분들이 대충 프레스토, 스텔라 등을 타셨던 걸로 기억나는데,
아버지 만날 때마다 놀리셨던 걸로 기억납니다.ㅋㅋ
야, 너는 나이가 몇 개인데 아직 뻘건 차를, 그것도 똥꼬 짤린 차를 타고 다니냐...
결정적으로 해치백 차량은 식당 장보기는 쥐약이었어요. 아버지 일상 스타트가 새벽에 장에 가서 식자재 사오시는 거였고,
방학 때면 저도 많이 따라갔었는데, 해산물같은 거 사면 그냥 하루죙일 차 안에 비린내가...ㅋㅋㅋ
뭐 대충 차를 바꿀 때도 됐고 해서 바꾼 게 쏘나타 1입니다. 스텔라 변형 소나타가 아니라 쏘나타였죠.
이 차 사기 몇 년 전에 어머니도 면허를 따셨는데, 어머니가 참 좋아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사실 이전 르망 살 시점에 스텔라에 꽂혀 계셨거든요.^^
이후로는 아버지 말고 어머니도 이 차를 정말 많이 애용하셨습니다.
기억해보면 이 차 몰 때 어머니가 전형적인 김여사 패션(선캡+선글라스+흰장갑)이셨는데,
그게 일종의 뭐랄까... 이 차를 운전하는 거에 대한 가오? 뭐 그런 거였던 거 같아요.
거진 평생 식당에서 세븐 투 일레븐으로 일하시고 이 차 몰 당시에도 그런 상황이었지만,
가끔 쉬는 날에 그렇게 이 차를 몰고 나가면 뭔가 사모님이 된 듯한... 뭐 그러셨던 거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충 이 차가 나오던 시점의 현대차가 감성품질 상으로는 절정이었던 거 같아요.
감성이라고 표현하는 건 지금 이 차를 보면 허술한 느낌을 많이 받겠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좋은 차라고 느껴졌거든요.
이전에 차던 포니, 봉고, 르망하고는 느껴지는 품질이 정말 달랐어요.
저는 누가 운전하시건 대부분 조수석에 타서 느꼈는데 차가 나가는 게 정말 달랐어요. 정말 부드럽고, 뭔가 고급스럽게 움직였었죠.
12. 뉴그랜저
사실 이 차도 애환이 많았죠.
아버지는 죽기 전에 씨앙 제일 좋은 차는 한 번 몰아보고 죽자!이셨고 ㅋㅋ
어머니는 니가 뭔 사장이냐? 뭐 이런 차를 분수에 안맞게 타려고 해!
사실 아버지 식당이긴 하지만 사장 맞으셨는데 말이죠.ㅋㅋ
뭐 결국 지르셨죠.
이 때가 제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입니다.
근데요.
이 차 사고 2년 있다가 다이너스티가 나옵니다. 아버지는 급 실망....ㅋㅋㅋ
13. 크라이슬러 스트라투스
저희 집 마이카 7호기...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도 그런 차입니다.
사실 뉴그랜저는 정말 무리무리한 수준이었던 데다가
정말 기름도 퍼먹는 수준이어서
구입한 뒤로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두고두고 까이신 차였으니 이런 수입차를 살 리가...
근데 반전이 생기는데,
어머니 친구분이 작은 공장을 하는데, 정말 급하다면서 2천만원을 빌려가셨다가 부도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분께서 미안하다고, 지금 자기가 어디 다 넘어가기 전에 빨리 줄 수 있는게 이거밖에 없다고,
그래서 대뜸 받아온 차가 이거였습니다. 난데없이 집에 뉴그랜저와 수입차가 서 있는 상황이 발생한거죠.
전세는 역전... 아버지는 누가 보면 재벌집인 줄 알겠네...하시면 디펜스에서 오펜스로 자세 변경....ㅋㅋ
ㅋㅋㅋ
저는 이미 대학생이 되었던 때였습니다. 저 차가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오렌지족같은 짓은 안했습니다. 다만 가끔 제가 키를 받아서 몰고 나갔는데...
워우... 기름값이... 역시 미국차...
집에 한 석달 있다가 처분되었습니다.
원래는 형편 나아지면 다시 그 친구분한테 돌려준다고 하셨는데 그게 잘 안됐나봐요.
14. 티코
역시 저희 집 마이카 8호기...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도 그런 차입니다.
위의 스트라투스와 함께 정말 의도치 않게 저희 집 차가 된 희한한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것도 위의 스트라투스가 집에 들어온 지 일주일만에 벌어진 일이었죠.
저희 어머니가 식당과 관계없이 집안 살림용으로 장보는 동네 축협이 있었습니다.
그 축협에서 영수증 이벤트를 하고 있었죠. 1등이 티코, 2등이 뭐 어디 여행, 3등이 스타택 휴대폰...
네. 당첨됐습니다. 그것도 어머니가 구매한 영수증이 1등과 3등에 동시에요.ㅋㅋ
근데 그 때를 돌이켜보면 정말 기쁘기보다는 당황을 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안그래도 집에 부담스러운 뉴그랜저에, 갑자기 생긴 수입차 스트라투스(부모님들은 그 때도 지금도 그 차 이름을 정확하게 모르세요.ㅋㅋ)가 있는데, 티코라니...
저희 부모님도 저도 어디 당첨된 게 처음이었어죠. 3등 스타텍은 당연히 제가 가로챘습니다.ㅋㅋ
결국 집 앞에 뉴그랜저와, 스트라투스와 티코가 나란히 서 있는 기괴한 현상이 벌어졌죠.
아버지는 진짜 이건 뭐 기쁜 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니고 황당해 하셨어요. 진짜 남이 알면 재벌집인 줄 알겠다고...
그래도 차 오래 세워두면 안된다고 뉴그랜저는 어머니 몰고, 아머지는 스트라투스 몰고, 저보고는 티코 한 번씩 몰고 다니라고 하셨거든요.
그땐 제세공과금 이런 제도도 없었어요. 그냥 차를 받은 겁니다. 게다가 경품으로 받은 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고로 팔아야 하는지... 뭐 결정을 못해서 집에 한 일주일 있었어요. 제가 한 30Km 타고...
결국 누가 대우차 영업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해서 그 양반이 찾아와서 대충 보고 가격 협의해서 가져갔습니다. 전시차 및 시승차로 간주해서 가격 좀 낮춰서 가져갔죠.ㅋㅋ
근데 당시에도 제가 잠깐 몰아보니 이거 뭐 장난감 같더군요. 수동에다가 가장 하위의 깡통이었는데 돈을 아낀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차였습니다. 근데 저 혼자 타서 그런지 꽤나 잘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15. 다마스
티코까지 3대가 끝이 아니었어요.ㅋㅋ
당시에 식당 일 때문에 다마스 밴을 계약해둔 상황이었거든요.
뉴그랜저로 장 보다가 기름값이 더 들겠고, 짐 싣는 것도 말이 안되고 해서 다마스 밴 흰색으로 장만했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김치같은 건 중국산도 없고 그냥 식당에서 담그는 거라서 저기에 제가 시장 가서 배추 잔뜩 싣고 오고 그랬죠.
그러니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차가 무려 4대...ㅋㅋㅋ
뉴그랜저-스트라투스-티코-다마스의 차 부잣집....
물론 다마스 들어오고 나서 2개월 이내에 스트라투스와 티코는 처분되었습니다. 스트라투스는 중고로 누가 가져갔는데, 티코 값까지 해서 대충 친구분한테 빌려준 돈 퉁치셨다고 해요.
다마스 역시 수동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정말 최악의 차였습니다.ㅋㅋ
애초에 뭐 진짜 짐차용으로 산 차니...
LPG였고, 수동, 그리고 에어콘 따위는 없는 차였는데요.
여름에 운전하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ㅋㅋ
그리고 경사진 곳에 차를 세우잖아요. 그 상황에서 후진으로 약간 차를 뒤로 빼서 차를 빼야하는데,
차가 뒤로 안가요...ㅋㅋ 진짜 당황했습니다. 후진 기어넣고 풀악셀을 밟아도 뒤로 안가는 겁니다.
결국 앞에서 채소가게 아저씨가 밀어줘서 뒤로 올라가서 차를 뺐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차를 정말 비추합니다. 물론 먹고 살자고 해서 싼 차고 하니 이용하지만...
솔직히 바퀴와 모터 달린 리어카쯤으로 봐야 합니다....
16. 뉴코란도
저희 집 마이카 9호이자, 제 마이카 1호기입니다.
위의 다마스가 너무 위험하다는 데 전부 동의해서 차를 변경해야 하는데, 적당한 걸 고르다가 걸린 차가 뉴코란도 602밴입니다.
다마스는 수동인데다가(클러치/기어도 얼마나 빡센지...) 짐 많이 실으면 차가 휘청거리고,
게다가 운전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마스는 어디 사고라도 나면 운전자 바로 다치는 구조입니다.
운전하는 핸들 앞에 그냥 대충 널판지 하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거기에 저도 군대 갔다와서 복학하고...
저희 어머니가 차에 참 관대하시거든요. 아버지가 차 타령하시는 거 평생 보셔서 오히려 넌 아버지처럼은 하지마라...뭐 그정도...
뒤에 장본 식자재 싣기도 좋고, 화물이라서 세금도 싸고, 경유라서 기름값도 적게 들고,
특히 이제 운전 한 이십년 하셔서 나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 어머니가 몰아본 바로는
'야, 이거 밟아도 밟아도 안 나간다. 니가 타도 속도 내서 사고 낼 일은 없겠다이~'
ㅋㅋㅋ
그래서 제 첫 차는 뉴코란도 602밴이 됩니다.
아침 일찍, 혹은 주말, 그리고 시시때때로 뒷자리 화물공간에는 배추와 무우와 각종 채소, 생선 등등이...ㅋㅋ
어머니 표현대로 차는 진짜 안 나갔습니다.
밟는 느낌은 차라리 다마스가 더 가볍게 나갔습니다.
악셀 좀만 밟으면 뭔 쌩소리를 그렇게 내는지... 우우웅~~~하는 소리가 아직 기억이 나는구만요.
그리고 시프트 다운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건 악셀을 풀로 밟으면 기어를 강제로 한 단 내려서 알피엠을 올리더군요.
그 기능을 몰라서 한참을 차가 왜 이렇게 안나가?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시프트 다운 기능을 쓰면 엄청 시끄럽습니다...
부모님 차가 아니라 제 차라서 단순 운전이 아니라 차에 다양하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준 차였습니다.
동호회 활동 같은 건 안했지만, 뭐 부란자 방식이어서 경유 넣지 말고 등유를 넣고 오토바이 윤활유 한 병 부어주면 간다느니...
폐식용유 깨끗하게 거른 재생 식용유 넣어도 가는데 고소한 냄새가 난다느니...
근데 겁나서 실천은 한 번도 못해봤어요....ㅋㅋ
Epilogue
위의 차들 말고도 몇 가지 다른 차들을 겪었는데, 다른 차들은 그닥 뭐 추억이나 그런 건 없네요.
어느 순간부턴 그냥 도구로 여기고 아무 감정 없이 타고 있더라구요.
만약 돈을 좀 많이 벌어서 여유가 되면 저 위에 나온 사진처럼 예전 차량 사서 복원해보고 싶어요.
특히 포니같은 경우는 6981 차 번호도 기억하고 있는데, 차번호까지 맞춰서 복원해서 부모님 드리고도 싶네요.
어머니는 눈물 흘리실 거 같아요 아마. 그 차가 저희 가족 첫 번째 승용차였거든요. 자주색 포니...
그냥 뜬금없이 쓰다보니 개인 추억담이 됐네요.
어떤 분에게는 옛날사람 얘기일테구요. 그냥 심심해서 주욱 늘어놔봤습니다.^^
(비밀상점)
네이버1위 해장스프 온라인 최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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