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Please Don't Tell My Parents I'm a Supervillain.
현재 4권까지 나온 슈퍼히어로물입니다. 영문이고요.
과학자 초인 아버지와 숫자 천재 초인 어머니를 둔 중3 여주인공이
누구보다 빨리 재능을 개화해서 남몰래 환상적인 히어로 데뷔를 기획하다가
일이 삐끗하는 바람에 빌런으로 알려지게 되고,
의외로 그쪽에 재능도 있어서 쭉 빌런으로 활동한다는 내용.
여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계열의 초인입니다.
영감이 떠오르면 미친 듯이 뭔가를 만들어대는 스타일인데,
이론 따위 없기 때문에 대량생산이라던가 개조라던가 수리라던가 그런 거 없어요.
한 번 만들면 땡이고, 뽀개지면 끝. 대신에 개발능력 자체는 먼치킨급.
어린 나이까지 감안하면 과학자 초인계열 역사상 최강자였던 테슬라와 맞먹는 수준이고요.
레이라는 소년, 클레어라는 소녀와 함께 3인조 빌런팀 '신비한 기계'로 활동합니다.
어린 소년 소녀들의 상큼발랄한 일상과 모험 가득한 빌런으로서의 나날이
정말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초반에 보통 병신급으로 버벅대는 대부분의 영미권 히어로 소설들과 달리
싸움도 시원시원하게 잘 하구요. 물론 장비빨이지만.
세계관은 평행세계라서 현 지구 역사와는 많이 다릅니다.
판타지 세계도 섞여있고(마법 쓰는 초인들이 있음. 드래곤도 있고.),
외계침략자들도 존재함(컨쿼러라는 정체불명의 존재).
청소년용으로 쓰여진 글이지만 세계관의 깊이나 초인사회에 대한 고찰은 상당한 수준이고
캐릭터들도 생생하게 살아숨쉴 뿐 아니라 능력활용도도 상당히 높아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장점.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이 시리즈 최대 단점은
매 편마다 강제로 장비를 교체한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각 권마다 분위기를 환기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읽는 입장에서는 이게 상당히 스트레스로 다가오더군요.
예를 들어 1권에서 여주는 아주 강력한 기계요정을 창조합니다.
위에 언급된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컨쿼러 오브를 순수하게 자기 기술로 창조하는데
심지어 외계인들이 쓰는 동급 오브보다 성능은 더 좋음.
근데 이 오브에는 자아가 있어서 어떤 불쌍한 빌런 소녀에게 애착을 느끼게 되고,
여주는 오브를 넘겨줘 버립니다. 처음으로 발명한 '더 머신'을 제외하면 최강장비인데;;
2권에서는 초인 생체공학의 정수가 집대성된,
초 고성능 우주선을 만드는데(생긴건 빨간 메기처럼 생겼지만 ㅎㅎ)
이것도 2권 끝날 때쯤 해서 외계에서 구한 생체실험 희생자에게 넘겨줘 버립니다. ㅋ
뭐 좀 대단한 거 만든다 싶으면 어느샌가 딴놈에게 줘버리는... 진정한 기부천사 여주.ㅜㅜ
게다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툭하면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장비들도 심심하면 뽀개져 버립니다. 그럼 또 다시 다른 거 만들고, 또 만들고.
그래도 시리즈 전체로 보면 정말 괜찮은 초인물입니다.
특히 여주의 발명품들이 참 흥미로워요.
정신적으로 접속해서 감각을 빌리고, 초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는 생체단말 고양이라던가.
주변의 천을 씹어먹어서 무한증식하는 좀비 곰인형이라던가.
모든 형태의 에너지를 흡수해 활용할 수 있고 어떤 물건이든 집어삼켜서 재활용가능한 '더 머신'이라던가.
그놈의 기부벽만 아니라면 정말 좋을 텐데 싶다가도
기부하지 않고 계속 아이템이 쌓이면 여주가 세계정복할 기세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ㅎ
어쨌든 영어 가능하고 초인물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추!
도서 월간 추천 (더보기)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스크랩
